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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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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x cordis 1. ★ 망상



망상을 머릿 속에 가둬두는 것보다 풀어두는게 더 속 편할 것 같아서 픽을 쓰기로 했다.
일단은.. 프롤로그라고 해야할까? ㅋ


* 동인계 소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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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동 413호 강의실.

여느 때 처럼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각임에도 드문 드문 자리 잡고 앉은 학생들이 보였다.
학생들 사이 사이를 스쳐 문 앞까지 스며들어오는 아침 햇살의 발자국을 역으로 추적해 따라가 보면...
창가쪽 책상위에 나른하게 엎드려 있는 한 학생을 발견할 수 있다.
남자라기보다 소년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만큼 마른체구는 마치 발레리나 소녀를 연상케 했다. 
그리고 어느새 따라 들어왔는지 그 소년의 옆 자리에 가방을 던지며 말을 거는 후리후리한 청년.


 "야, 이혁재. 오자마자 자는 건 여전 하구나."


 "규현아 오랜만."

부스스 하게 일어나며 혁재가 말했다. 부스스한 머리 뒷 쪽으로 햇살이 쏟아졌다. 
잠이 덜 깨서 멍한 모습이 귀여웠다.

 "집에서 좀 더 자고 오면 되지. 뭐 하러 여기서 불편하게 엎드려 자?" 
  
규현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리 뺏기기 싫어서..."

혁재는 퉁명스럽게 말한 다음 고개를 돌려 다시 엎드려 자려고 했다. 
그런 시도는 어떻게든 실패했겠지만 이번에 그를 방해한 것은 규현이가 아니었다.

문 쪽으로부터 파도처럼 밀려오는 웅성거리는 소리.
조용하던 교실이 일순간 소란해 졌다. 그건 문을 통과하여 들어오는 사람이 점차 많아진 탓도 있겠지만...  
.
.
.

아아.

그 사람이다.


살짝 긴 듯하면서도 깊고 아름다운 검은 눈매와 오똑한 콧날. 몸 전체에서 흐르는 예리하고도 강렬한 카리스마. 
어떤 분야의 경지를 뛰어 넘은 사람에게서만 풍기는 독특한 향기를 가진 남자.자기를 둘러싼 웅성거림 속에서 홀로 유일하게 태풍의 핵 처럼 고요한 남자였다.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남김없이 빨아들이는 남자.

  기억난다. 혁재가 그 남자를 처음 본 건 각종 동아리의 신입 모집 공고가 쏟아지던 학기 초 어느날 늦은 저녁무렵이었다. 그날 혁재는 같이 댄스 동아리에 가입하자며 조르는 규현이를 떼어놓고 캠퍼스 근처 공원을 홀로 걷고 있었다. 퀴즈니 레포트니 주어진 과제에 치여 여유 부리기 조차 어려운 일상이었지만 그날은 유독 그렇게 걷고 싶었다. 그러다 그를 만났다.   

그는 한적한 공원의 한 귀퉁이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홀로 춤추고 있었다.
사람이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아름답게.
혁재는 그 사람을 보는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음악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자신이 입을 벌려 숨을 쉬는 것 조차 알지 못했다.

달빛 아래 빛나는 그 사람의 땀.

아이돌 뺨치게 생긴 외모와 화려한 춤 실력을 가졌지만, 그 사람은 연예인이 아니었다.
연예인이 아닌 그 사람은 팬들을 위해 미소지을 의무가 없다. 

그렇게 한참을 서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싸늘함 조차 담지 않은 눈. 마주친 것은 물리적 실체일 뿐 그의 시선은 저 먼 곳에 닿아있는 듯 했다. 시공을 초월한 듯 오로지 자신의 동작에만 집중할 뿐.. 사람들이 바라봐도 바닥과 나뭇가지에 스쳐 핏방울이 맺혀도..
그런 그의 무표정한 얼굴은 언뜻 차갑게 보였다. 주위 사람의 발과 시간 모두를 얼려놓을 것 처럼. 
아니. 오히려 그 사람은 그럴수록 맹렬히 타오르고 있었다. 아주 뜨거운 불은 되려 차갑게 보이는 법.
냉엄할 정도로 열열히 타오르는 열정의 불꽃과 그 곁을 멤도는 한 무리의 날벌레....       

다음날.. 혁재는 규현이의 권유에 못 이긴 것처럼 댄스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곳에 없었다.




"종운 선배네?" 
 
  혁재는 그를 처음보던 날의 회상에서 깨어나 그 사람을 마치 10년 묵은 친구를 부르는 것 처럼 부르고 있는 규현이를 보았다. 규현이는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혁재는 규현이에게 '친해?'라고 물어보려다 그만 두었다. 분명 자신이 그렇듯 어떻게 어떻게 해서 간접적으로 아는 사이겠지. 그는 꽤나 유명하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달밤에 공원에서 춤추는 사람이 유명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유명한 건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다. 그는 일명 퍼팩트 옵쎄 (perfect obsession)로 유명했다. 퍼팩트 A+ 달성을 넘어 6년 학점 총 평균 4.7이라는 전무 후무한 기록을 세운 사람. (참고: A+ = 4.5 )  각종 논문으로 국내외의 상을 휩쓸며 단시간 내에 전문의 자격 취득은 물론 이례적으로 전문의 자격 취득과 동시에 본교 조교수 자리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아니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실리지 않은 교내 신문이 없을 정도의 실력자였다. 그런 그가 달밤에 공원에서 춤을 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동안 교내 신문으로만 그를 접하던 많은 사람들은 틀림없이 크게 놀랄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혁재가 교내신문을 읽게 된 계기는 그 사람 때문이었다. 

 바로 그가 저기 서 있었다. 웅성거림 속에서. 


 " 자. 조용."

종운의 단 한 마디에 교실의 모든 소리가 정지했다.

 "여러분과 2학기 생리학 실습을 함께 할 조교수 김종운 이라고 합니다..만,
생리학 이론 담당 교수님의 포럼과 컨소시엄 준비로 인하여 오늘부터 3주동안 이론 시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학생들이 양해해 주시길바라며 수업은 9시 정각에 시작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






일단 정력이 여기까지라.....ㅋ 쓰게 되면 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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